
마라톤은 단거리처럼 속도로만 승부할 수 없습니다. 당일의 페이스 전략은 전체 기록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이 글에서는 출발 구간부터 중반, 후반까지 구간별로 적용 가능한 페이스 전략과 기록 관리를 위한 실전 팁을 구체적으로 안내합니다.
하프코스나 풀코스를 도전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입니다. 이 글을 참고하시어 곧 나가는 대회에서 좋은 기록을 거두시길 바랍니다!
출발 구간: 침착함이 기록을 좌우한다
마라톤 대회 당일, 출발 구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실수는 흥분과 긴장감으로 인한 과속입니다. 수천 명이 함께 출발하면서 주변 분위기에 휩쓸리기 쉬운데, 이때 본인의 계획 페이스보다 빠르게 뛰면 중반 이후 급격한 체력 고갈을 겪게 됩니다. 출발 후 1~5km 구간에서는 자신의 목표 페이스보다 10~15초 느린 속도로 뛰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워밍업 효과도 있으며, 심박수를 안정화시켜 중반 페이스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특히 초보자는 첫 1km를 '걷듯이 뛰는' 느낌으로 시작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또한 GPS 워치를 통해 실시간 페이스 확인이 중요합니다. 마라톤 앱 또는 워치에서 1km당 페이스 음성 알림을 설정해두면 큰 도움이 됩니다. 대형 대회일수록 GPS 신호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초반엔 거리 표시 표지판과 병행 체크가 좋습니다. 출발 전, 준비운동을 통해 근육을 활성화시키고, 실제 레이스 전 몇 분 정도는 가벼운 조깅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특히 출발 직전 물 섭취는 최소화하고, 화장실을 반드시 다녀오는 것이 레이스 흐름을 방해받지 않는 데 도움이 됩니다. 결국, 출발 구간은 ‘기록을 시작하는 시간’이 아니라 ‘페이스를 세팅하는 시간’이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초반에 욕심내지 않고 여유롭게 시작하는 것이 전체 기록을 만드는 첫 전략입니다.
중반 구간: 리듬 유지와 집중력이 핵심
마라톤 중반 구간인 10~30km는 본격적인 체력 소모가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는 페이스 유지와 심리적 집중이 기록 향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 구간에서는 목표 페이스에 최대한 정확히 맞춰 달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사용하는 대표 전략이 바로 ‘크루즈 페이스(Cruise Pace)’입니다. 이는 본인이 훈련을 통해 익힌 가장 효율적인 속도로, 심박수와 호흡이 안정된 상태에서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속도를 의미합니다. 특히 20km 전후에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감정에 취해 속도를 올리는 것은 금물입니다. 오히려 리듬 유지에 집중하면서 음악, 주변 풍경, 거리마다 설정한 목표 구간을 떠올리며 페이스를 안정화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중반에는 수분 및 영양 보급도 전략적이어야 합니다. 5km마다 설치된 급수대를 적극 활용하되, 너무 많은 수분 섭취는 복부 불편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15~25km 사이에는 에너지젤, 바나나 등의 당 보충도 중요하며, 보급 지점 전후로 속도를 살짝 늦추는 것도 안전한 전략입니다. 이 시기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실수는 ‘아직 힘이 남아 있으니 더 달려볼까?’ 하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중반 구간은 ‘힘을 아끼는 시간’이 아니라 ‘자신을 유지하는 시간’입니다. 결론적으로 중반은 체력보다 멘탈과 리듬 싸움입니다. 매 구간마다 자신의 호흡, 심박, 다리 상태를 점검하며, 레이스 전체를 이끌어가는 중심 축을 잡는 시기로 활용하세요.
후반 구간: 마지막 10km를 위한 체력 분배
마라톤 후반, 특히 30km 이후 구간은 ‘마의 구간’이라 불립니다. 체력은 고갈되고, 근육은 경직되며, 정신력마저 흔들리는 시기입니다. 이 구간의 페이스 전략은 완급 조절보다 버티기와 마무리 집중력이 핵심입니다. 30~35km 사이에서는 페이스가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기록을 유지하려는 지나친 욕심을 버리고, 무너지지 않는 선에서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훈련 단계에서 이 구간을 경험해보는 ‘LSD(Long Slow Distance)’나 ‘30km 주행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듯, 대회 당일에는 이미 훈련한 페이스를 믿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5km 이후부터는 ‘네거티브 스플릿 전략’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만약 체력이 남아 있다면, 마지막 7km는 페이스를 소폭 상승시켜 기록 단축을 노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연습된 러너에게만 해당하며, 초보자나 체력이 많이 떨어진 경우에는 일정 속도 유지가 최선입니다. 러닝폼의 안정화도 매우 중요합니다. 피로가 쌓일수록 자세가 무너져 부상의 위험이 커지므로, 어깨 힘을 풀고 팔을 자연스럽게 흔들며 착지를 부드럽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앞만 보고’ 달리는 것보다, 거리 표지판을 기준으로 구간을 쪼개어 달리는 방식이 심리적으로 훨씬 유리합니다. 또한 마라톤 후반에는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됩니다. “멈추고 싶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훈련했던 기억, 응원하는 가족, 자신과의 약속 등을 떠올리며 스스로를 다독이는 것이 큰 힘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결승선이 보이기 시작하면, 남은 힘을 짜내며 스퍼트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리한 질주는 부상을 초래할 수 있으니, 주변과 간격을 잘 조절하며 안전하게 골인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세요. 페이스 전략의 진정한 완성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리듬을 끝까지 지켜내는 것’입니다.
마라톤은 체력만으로 승부하는 경기가 아닙니다. 출발의 침착함, 중반의 집중력, 후반의 인내심까지 조합된 전략이 있어야 비로소 좋은 기록이 나옵니다. 오늘 소개한 페이스 전략을 참고하여, 자신만의 리듬을 완성해보세요.
저도 이 글을 참고하여 하프코스, 풀코스를 도전해볼 것입니다.